배따라기/평안도 민요

윤회윤색(輪廻潤色)(1)은 다 지나가고
황국단풍(黃菊丹楓)이 다시 돌아오누나
에 지화자자 좋다
천생만민은 필수직업이 다 각각 달라
우리는 구타여 선인(船人)이 되어
먹는 밥은 사자(使者)밥(2)이요
자는 잠은 칠성판(3)이라지
옛날 노인 하시던 말쌈은 속담으로 알어를 왔더니
금월금일 당도하니 우리도 백년이 다 진토록
내가 어이 하자나
에 지화자자 좋다
이렁저렁 행선하여 가다가 좌우의 산천을 바라를 보니
운무(雲霧)는 자욱하여 동서사방을 알 수 없다누나
영좌(領座)(4)님아 쇠(5) 놓아보아라
평양의 대동강이 어데 바로 붙었나
에 지화자자 좋다

(1) 돌고 도는 윤기나는 빛
(2) 초상난 집에서 죽은 사람을 데리러 온다는 사자에게 대접하는 밥
(3) 관의 밑바닥에 까는 판자 4) 우두머리 (5) 나침반

어느새 개나리, 벚꽃이 피고 목련은 봄비라도 내리면 꽃잎이 질 정도로 절정이다.
꽃샘추위에 호들갑을 떨고 미세먼지를 걱정하면서도 봄을 만끽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우리 맘은 봄이 와도 편치가 않다. 어르신 기억에나 남아있을 코로나 택시, 코로나 맥주의 그 코로나라는 낱말이 세계를 휘어잡고 흔들어 댄다. 중국과 한국을 흔들어대더니 이제는 유럽과 미주를 비롯해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 새해의 태양을 바라보며 희망을 품고 새출발하려고 했던 많은 사람들은 봄의 문턱에 들어서기도 전에 얼굴마다 어두운 그늘이 졌다.

난관 뚫고 나간 조상의 DNA

몇 년 전 봄날 이맘때 쯤이다. 나는 일을 하다가 도로의 가로수길을 따라 화사한 봄옷을 차려입고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고 웃으며 신나게 가파른 길로 넘어가는 소녀를 보았다.
바로 이어 나도 오토바이를 타고 그 언덕길을 넘어갔는데 아뿔싸! 소녀는 넘어져서 얼굴과 무릎에 피를 흘리며 울고 있는게 아닌가? 그 사건을 목격하고 나니 단 몇 초 뒤의 일도 알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알 수 없는 위험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게 우리의 삶일지라도 우리 주변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가족과 이웃들이 있기에 우리는 대체로 어떤 삶을 살더라도 잘 버텨낼 수 있다. 이번에 대구와 경북에서 신종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시작할 때 달빛(달구벌과 빛고을)동맹을 맺은 광주에서 맨 먼저 모자라는 병상을 마련해서 환자를 수송해갔다. 그리고 전국각지에서 의사와 간호사, 자원봉사자들이 몰려오고 전국민이 크고 작은 도움의 손길을 끊임없이 내밀어 왔다. 도움을 주는 이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도움을 받는 이들은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기나긴 역사를 통해 많은 난관들을 함께 똘똘 뭉쳐 헤쳐왔던 조상님들의 DNA가 이런 어려운 시기가 닥치면 우리의 마음 속에서 쑥쑥 솟아 나온다.

한 보건소 직원분은 거리를 헤메는 가출 청소년들을 검진하여 음성판정을 받은 학생을 자기 집에서 묵게 한 후 잘 타일러 집으로 도로 들어가게 했다고 한다. 한 요양센터장님은 자가격리중인 중증환자 독거할머니를 어쩔 수 없이 법을 어기고 방문하여 소대변을 누이고 식사를 떠먹였단다. 장애인 환자들과 사회복지사가 함께 양성판정을 받은 한 요양원 식구들이 같은 병원에 입원하자 환자인 사회복지사들이 고통을 이겨가며 장애우들의 시중을 들어주었다고 한다. 기댈 곳 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도우는 천사들이 우리 사회에는 많이 있다.

하지만 가족은 물론이고 한 사람의 타인으로부터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약자들이 우리 사회엔 너무나 많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아동센터, 주간요양보호센터, 무료급식소를 비롯한 많은 복지기관이 활동에 제약을 받고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자선단체기구들도 애로점이 많아져 이들의 생활은 어려운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모든 세계인들이 병마로 인해 고통받고, 경제적인 면에서나 정신적인 면에서도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인류가 돼지나 닭들을 대량사육하면서 발생하게 된 바이러스들이 서로 결합하고 변형하면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인류가 채식주의자로 돌아서지 않는 한 앞으로 얼마나 더 무서운 바이러스나 세균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인류의 욕망으로 더럽힌 자연환경으로 인한 해악을 인류는 고스란히 되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번 코로나19가 세계인들의 정신에 백신이 되어 인류를 각성시켜 한층 성숙한 인간으로 발전시키는 매개체가 되어 미래에 다가올 해악을 막아낼 수 있다면 좋겠다.

인류는 한 몸 서로 돌봐주자

인류는 한 배를 타고 시간의 항해를 하고 있지만 우리네 인생도 하나의 생명을 영혼과 육체라는 배에 싣고 각자 시간의 항해를 하고 있다. 이미 배는 항구를 떠났고 우리는 각자가 바라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예전에도 경험했겠지만 우리 앞에는 견디기 힘든 격랑의 시간들도, 파란 하늘에 호수처럼 잔잔한 항해의 시간들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피할 수 없으니 모든 시간들은 기쁘고 즐겁고 재미있게 꾸미자. ‘대동세상(大同世上)’이란 항구를 목적삼고 가는 배라면 아무래도 지난(至難)한 항해가 될 것이다. 신나게 때로는 느긋하게 나아갈진대 수시로 나침반을 보고 방향은 제대로 잡고 있는지, 경로 이탈은 안 했는지 살펴볼 일이다. 망망대해를 가다보면 난파선들도 많이 눈에 띌 것이다. 절대 외면하지 말고 등대가 되어주고 구조선이 되어주자.*

라준경 / 대구승리제단 책임승사

온세계 만방에 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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