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해설

載營魄抱一 能無離乎
재영백포일 능무이호

   도덕경 10장 해설

  이 장은 많은 해설가들의 의견과 주장이 분분하다. 왜 의견이 많이 갈라지는가를 깊이 들여다보면, 그것은 각자가 바라보는 시각과 경험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장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바로, 노자의 도란 무엇인가 하는 부분이다. 이 도의 실체가 뭐라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또 하나의 사견을 다는 것이 될 뿐이다.

  앞서 도덕경을 해설하는 기자가 ‘서문과 제 1장’을 소개하면서 충분히 밝힌 바 있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아 여기서 간단명료하게 되짚어 보고자 한다. 노자는 만물의 배후에 존재하는 생명력을 도라고 보았고, 이 도는 생명의 실체이며, 생명의 실체는 천지자연으로 나타나는 것과 같은 것이라 보았다. 천지자연은 누가 가꾸고 돌보지 않아도 자연스레 그 아름다움과 장구함을 유지한다.

  이처럼 인간도 천지자연을 본받아 무위자연의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천성을 거스르지 않고 염담허무(      虛無)하며, 장생불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도는 우주만물과 인간의 실재의 본질이다. 이 도는 우주의식, 생명성, 전지전능성, 근본물질, 선성(善性), 기(氣)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왜 도를 닦아야 하고, 도를 통한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은 바로, 이 도가 우리의 본성이며 본질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도에 합당한 삶, 천지자연과 같은 삶을 살아야만 비로소 자유와 평화, 그리고 무한한 행복과 장생불사를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자의 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노자가 추구하고 전하고자 하는 도의 진수와 도력을 깨닫고 터득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노자가 전하는 신선이 되기 위한 양신(養神), 곧 심신 수련과 행공법은 장생불사의 길로 가는데 좋은 이정표가 될 것이다.

노자

  ● 載營魄抱一 能無離乎(재영백포일 능무이호) : 우주의식(도)과 하나된 상태에서 능히 벗어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 문장에서 넋(魄)을 우주의식이라고도 하고, 노자가 말하는 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도를 닦는 사람이 어느 정도 수행을 거쳐 깊은 도의 경지에 올라왔다면, 과연 이 도의 경지에서 능히 도를 벗어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는가, 라는 것이다.

  ● 專氣致柔 能  兒乎(전기치유 능영아호) : 오로지 활기(活氣=道)에 순응하여 능히 어린아이와 같아질 수 있겠는가?사람이 도를 닦아 어느 경지에 이르면 마치 어린아이와 같아지게 된다. 어린아이는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하여 자존심이나 감정과 욕망 따위가 전혀 없는 순수의식의 상태를 말하며, 능히 이 어린아이와 같아질 수 있겠는가, 라는 것이다.   

  ● 滌除玄覽 能無疵乎(척제현람 능무자호) : 현묘한 내면의 세계에서 볼 때, 인습(人習)이 벗겨지고 제거되어 능히 흠과 티가 없어졌는가?누구나 자신이 도를 닦아 어느 한 차원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경지를 시험한다면 인간의 자존심이나 감정, 욕망의 인습이 또 다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과히 그 경지를 시험해도 인간의 인습이 발동하지 않을 수 있는 경계에 머물 수 있겠는가, 라는 것이다.

  ● 愛民治國 能無知乎(애민치국 능무지호) :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능히 인간의 악습이 주장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만약, 도인이 도통을 하였다 치면 도가 없는 세상에서, 도를 모르는 세상에서 나라를 다스리는 위정자의 입장에 있어도 인간의 자존심과 감정, 그리고 욕망이 주장하지 않는 상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라는 것이다.

  ● 天門開闔 能無雌乎(천문개합 능무자호) : 하늘 문이 열리고 지혜의 눈과 신통력이 있다가 없어져도 능히 휘둘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천문이란, 도를 통하면 드러나는 지혜와 신통력의 경계이다. 인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어느 한 차원에 이르면 인간 속에 잠재된 무한한 능력과 지혜가 열린다. 이러한 경지에 도달하여도 과히 그 능력과 지혜가 옛날 인간의 죄악된 습성에 의하여 다시 넘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라는 것이다.

  ● 明白四達 能無爲乎(명백사달 능무위호) : 밝고 분명하게 두루 통달하여도 능히 망령되이 행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도를 통하여 지혜가 열리고 신통력이 생겨 능히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다스려 억지로 함이 없는 무위의 도를 할 수 있겠는가, 라는 것이다.

  ● 生之畜之(생지축지), 生而不有(생이불유) : 만물을 살리고 기르되,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소유하지 않는다. 도를 통하게 되면 우주만물과 내가 둘이 아님을 알게 되며, 오직 하나된 기(氣), 생명체로서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을 살리고 자라게 할 뿐 그것을 소유하지 않는다.   

  ● 爲而不恃(위이불시) : 모든 것들을 살리고 자라게 할 뿐 결코 그것에 의지하지 않는다. 생명의 원천체인 우주의 의식(생명)과 하나된 존재로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을 위하고 살릴 뿐이다.

  ● 長而不宰장(장이부재) : 주재자로서 만물을 자라게 하나 그것을 지배하지 않는다. 만물의 영장으로서 생사여탈권을 가진 위치에 있다 하지만, 지배와 피지배의 개념의 둘로 나눠지지 않는다. 하나의 생명의 세계에서 누가 누구를 지배하고 무슨 우두머리와 종으로 따로 구분되어 존재한단 말인가.

  ● 是謂玄德(시이현덕) : 이것을 일컬어 현묘한 덕이라고 하는 것이다.이것이 도를 통한 사람으로서 우주만물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을 자라게 하고 살리는 순수 의식체(생명체)로서 존재하는 현묘한 덕체(德體)라는 것이다.

*김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