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대

거치른 벌판으로 달려가자
젊음의 태양을 마시자
보석보다 찬란한 무지개가 살고 있는
저 언덕 너머 내일의 희망이 우리를 부른다

미지의 신 세계로 달려가자
젊음의 희망을 마시자
영혼의 불꽃같은 숨결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강산의 꿈들이 우리를 부른다

젊은 그대 잠 깨어 오라
젊은 그대 잠 깨어 오라
아 아 사랑스런 젊은 그대
아 아 태양같은 젊은 그대
젊은 그대, 젊은 그대!

 

오늘은 연합예배일이다. 열차를 타려고 동대구역 광장을 걸어가는데 어깨를 부딪치며 때론 어깨동무를 하면서 신나게 걸어가는 학생의 무리들이 보였다. 아마도 이번에 수능을 치른 친구들이 이른 아침에 만나 늦은 단풍놀이라도 떠나나 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대구로 돌아올 때는 고속버스를 타는데 만원인 버스가 많아 늦게서야 한 좌석이 빈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버스에 올라서니 대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청소년들이었다. 여기에도 수능을 치른 학생들이 많이 탄 것 같았다. 그 모습들을 보니 내 청년 시절 유행한 김수철의 노래가 떠오르고 태양, 보석, 무지개같이 빛나는 젊은 그대들과 함께 버스를 탄 나도 새로운 꿈을 꾸는 듯 기분이 상큼했다.

이번 대학입시날도 날씨가 갑자기 차가와졌다. 전날부터 칼바람이 쌩쌩 불더니 시험 다음날 아침까지 한겨울 날씨를 방불케했다. 입시생들과 학부모님들의 긴장감과 조바심이 얼마나 컸으면 그 마음의 물질들이 이렇게 날씨까지 바꾸는가 싶었다. 시험 다음날은 신문마다 시험을 마치고 나온 입시생들과 포옹하는 어머니들의 사진이 일면기사에 많이 실렸다. 자녀를 끌어안은 어머니의 눈은 눈물이 곧 쏟아질 것처럼 글썽거렸다. ‘내새끼, 시험치르느라고 얼마나 고생이 많았니!’ 라고 눈에 쓰여있다. 문득 30여년전 고3시절 학교에서 찬 도시락을 까먹으며 밤늦게까지 친구와 공부를 하고 고양이가 울어대는 밤길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올 때면 한참이나 걸어서 마중나와 기다리시던 엄마생각이 났다.

미지의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시기라 좋기도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은 학업으로 인해 마음의 부담이 너무 큰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청소년들보다 행복지수가 많이 낮고, 한해 500여 명 학생들이 자살을 한다고 한다. 가정불화, 생활고, 왕따, 학업부담 등 자살의 원인은 다양할 테지만 청소년은 아직 마음이 여리고, 무겁게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지혜와 용기와 힘이 부족하기에 자살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도 빈번하게 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사건들은 전세계적으로 청소년들이 바른 교육을 받지 못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마음의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입시지옥이라 불릴 정도로 학생들이 학교공부에 시달린다. 입시와 관계없는 음악, 미술, 체육수업은 도외시되고, 학부모님들 중엔 교과목과 관련 없는 책을 읽는 것을 싫어하는 분들도 있다. 입시에 관련된 지식을 얼마나 머리에 담느냐만이 중요하기에 지혜와 덕과 건강한 몸을 키우는 공부는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이렇다보니 교과목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마음은 얼마나 괴롭겠는가? 하루라도 빨리 중·고등학교들도 대학처럼 학점이수제로 변경하여 필수과목은 최소로 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분야의 수업을 많이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나로서는 철학, 문학, 인문 사회과학에 관한 수업을 많이 개설해 학생들의 올곧은 가치관 형성에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면 아까운 청춘시절에 목숨을 버리는 일을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티브이에서 학교에서 왕따를 견디지 못해 자퇴한 학생들이 대안학교에 입학하기도 하고, 북한에서 귀순한 청소년들이 다니는 대안학교를 본 적도 있다. 청소년들의 다양한 적성과 처지에 맞춤식 교육을 할 수 있는 대안학교들과 전문직업학교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기존의 학교들도 전인교육을 하면서 학생들의 적성에 맞는 전문교육을 받도록 교과목을 조정한다면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이 즐겁고 행복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들이 서열화 되지 않고, 대학 졸업 후 취업할 때에도 대학의 지명도와 관계없이 오로지 학생의 실력으로만 평가하는 분위기를 빨리 정착시키는 등 입시과열을 식힐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처지에 있는 10대들이 있다. 소년·소녀 가장들, 보육원에서 자라거나 18세가 되어 보육원에서 나와 자립하는 청소년들, 학교에 다니지 않고 일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이 모든 청소년들이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만의 꿈을 갖고 그것을 이루려고 매일 한발짝 한발짝 나아가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20대 이상의 세대들도 우리나라를 Hell-조선이라는 생각은 접었으면 좋겠다. 현재도 홍콩을 비롯한 여러 중동, 남미의 국가들에서는 민주화운동으로 많은 이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어가고 있으며, 유럽의 많은 나라도 내부적으로 분리 독립운동이 많이 일어나고, 세계적으로 내전과 생활고로 나라를 떠나는 난민은 얼마나 많은가? 그런 나라들에 비한다면 남북간 전쟁모드는 벗어났고, 민주화와 복지제도도 어느 정도는 정착되었으니 그나마 감사하면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더 살기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함께 노력하자. 그리고 예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사랑하자. 온실의 꽃들도 예쁘고 들판의 꽃들도 예쁘다. 세상에 예쁘지 않은 꽃이 없듯이 아름답지 않은 사람도 없다. 다만 그 예쁘고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눈들이 있을 뿐이다. 또한 세상에 고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 다만 그 고귀함을 미처 깨닫지 못한 가슴들이 있을 뿐이지…*

라준경/ 대구승리제단 책임승사

온세계 만방에 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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